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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회사란.

Posted by DamienRice 내가 만든 것/생각, 글 : 2008. 1. 13. 19:31

한달만 지나면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1년이 된다. 11개월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일터의 모습과 내가 있는 그곳간의 간극을 느끼면서 많이 혼란스러웠고 고민도 많이했다. 그리고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에 만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속할 수 있는 분야는 현재로써는 IT이다. 나랏님들께서 IT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터라,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신분으로 군생활 대신 조그만 IT업체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예전부터 IT업계의 현실을 많이 들어왔던 터라 내가 그동안 갖고 있던 회사선택의 기준들은 대강 아래와 같았다.

1. 창립된지 얼마나 오래된 회사인가?
2. 매출은 어느정도이며 증가하는 추세인가?
3. 직원수는 몇 명이나 되는가?
4. 회사의 재정상태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는가?

지금 다니는 K모 회사는 다음과 같았다.

1. 1998년에 창립이 되어 10여년이 다 되어간다. 따라서 어느정도 회사로써의 자리는 잡혀있는것 같다.
2. 매출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바로는) 가파른 상승세에 있다. (100억원 이상)
3. 홈페이지상으로는 90여명이지만 업데이트된지 오래된 데이터이고 실제로는 150 여명이다.
4. 공개되어 있지 않음.

당시에는 타 회사에 비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 처럼 보였고 낮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현재 회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느낌은 회사에 적응을 하고 회사의 일원이 되면서 점점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한명의 피 고용인으로써 회사를 평가하는 잣대도 새로 서게된다.

1. 근무하는 분위기가 편안하고 자유로운가?
2. 급여는 충분하게 지급되고, 직원복지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는가?
3. 업무진행방식이 지시->이행->보고의 형태가 아닌 팀원과 팀장간에 유기적인 움직임을 기초로 하고있는가?
4. 근태관리를 유연하게 적용하는가?
5. 기업이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당분야의 전망은 어떠한가?
6. 기업의 대표가 가지고 있는 마인드는 어떠한가?

이곳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다.

1. 신입으로 입사할 때 굉장히 분위기가 딱딱하게 느껴졌고, 정장착용이 의무화되어있어 상대방을 대할때 사무적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복장으로 인해 자신이 규제받고 있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힘들다.
2. 급여는 타 IT회사에 비해 아주 낮다. 전체가 10이라고 하면 이중 8~9위 정도에 해당하며, 직원급여도 각종 국가지원금으로 일부를 충당하는 경우가 있어서 실제적으로 기업에서 지불하는 금액은 더 낮은 편이다. 근로자로써  가끔 자신이 '싸게 써먹고 버리는 부품'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3. 팀에 주어진 업무가 많다보니, 하나의 업무를 한 사람이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업무를 '상호협력'해서 진행하는 경우는 꽤 드문 편이며 지시와 보고가 타 기업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런 경우 한 사람이 비게 되면 그 업무를 채우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4. 병역특례의 경우 근태관리가 아주 개꽝인데 항상 정시출근을 하고 야근을 하는 경우에도 출·퇴근 카드는 6시~7시 사이에 찍어야 한다. 출·퇴근이 늦는 경우, 옆 사람에게 부탁해서 자신의 카드로 찍어달라고 부탁해야함..
5. 해당 분야의 전망은 밝고, 국내제품만 놓고 보았을때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허나 대부분의 매출을 공공SI사업에서 올리고 있고 '여기저기서 터진 일들을 땜빵하느라' 업무를 진행하면서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6. 정작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노동에 있어서는 새마을운동시절 처럼 '무조건 열심히 밤 늦게까지'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마인드에 익숙해지다보면 '일에 치여'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1월 11일, 12일 양일간 부서 워크샵이 진행되었는데, 부서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너무 겉도는 식으로 진행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밤에 술을 먹으려고 그저 보내야 되는 시간..
변화는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매출과 할일은 늘지만 정체하는 그런 부서와 회사..

술을 마시면서 진실게임이라는 이름아래 개인적인 치부를 드러내었다. 같은 장소에 있던 사람이 전부 싫어졌음.


회사와 팀원에 대한 좋은 생각이 사라졌으니, 이제 여기에 남아있을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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