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에 삻은 계란을 나눠주시는 할머니를 보았다. 지난주엔가 지지난주에도 어떤 할머니가 계란과 요구르트를 나눠주시던데.. 같은 분인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은 본적이 없지만 내가 타는 버스정류장에서 2정거장 떨어진 곳에서도 어떤 아저씨가 호떡과 생수를 버스기사분들에게 나눠주시던데.. 그걸 보고 영향을 받아서 그 할머니도 나눠주시는 건가보다.

 호떡을 나눠주시는 아저씨는 정거장(2정거장 떨어진 곳) 바로 앞에있는 교회의 장로 또는 목사처럼 보였는데, 집 앞 정거장의 할머니는 집 근처 어느 교회의 신도인듯 싶었다. 반대편 정거장에서 할머니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어떤 아주머니가 버스정류장 청소를 하고 계셨는데 옷에 XX교회라고 써 있었으니..

 여튼... 저번에 봤을 때는 본의 아니게 버스를 빨리 타야겠다는 생각에 뛰면서 할머니가 주시려는 음식을 지나쳤지만 오늘은 버스도 서있지 않고 신호등도 파란색이라 할머니가 주시는 음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늘도 지난번과는 다르게 의도적으로(!) 저~~~ 뒤에 오는 버스를 향해 달렸다. 할머니가 음식을 주시려는 틈도 주지 않은 채.

 나는 특정 종교에 대한 반감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 종교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종교를 떠나서 할머니가 주시는 음식은 인간적인 정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데, 할머니가 교회에서 나오셨기 때문에 음식을 받기가 싫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종교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나오신 분들이 나눠주는 음식과 같은 것을 받을 생각이 없는 것이다) 왜 그런걸까? 그분들은 그냥 좋은 의도로 그런 일을 하시는건데. 맞은편 정거장에서 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에게는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데, 오늘 본 할머니와 한 두달전에 다른 곳에서 호떡을 나눠주시는 아저씨는 이해할 수가 없다. 어쩌면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