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년 만에 서울에 기록적인 폭설이 왔다.
퇴근길 지하철,
언제나 그렇듯 굼주린 하이에나처럼 난 빈 자리가 날 것만 같은 곳을 찾아 그 앞에 자리를 잡고 서있었다. 역시나 몇정거장 지나지 않아 자리가 났고, 나는 낼름 하고 앉으려 했는데, 저 뒤에서 쏜살같은 속도로 빈 자리를 향해 돌진하는 한 아주머니가 있었으니..
아주머니는 사람이 많이 서있기 힘들다며 다리가 아프다고 하셨다. (사실 사람이 많기는 많았다. 4시였는데도..-_-). 다리가 아프다고 하시긴 했는데... 사람 사이를 비집고 오는 그 힘은 엄청났다. 그리고 앉아마자 고맙다는 말도 없이 눈을 감아주시는 센스... 뭐.. 상관없다. 그 지하철에 탔던 사람들은 모두 힘들었을 테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평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때 꽉 막힌 도로를 보면서, '아 이사람들 대중교통좀 이용하지' 하고 원망하고는 했는데, 사람들로 빽빽한 지하철 안에서는 '아 이사람들 자동차좀 가지고 다니면 안되나' 라고 생각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역시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었어. -_-